■ 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에 (하이네, 1797-1856)

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에

모든 꽃봉오리 벌어질 때

나의 마음속에서도
사랑의 꽃이 피었어라.

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에 

모든 새들 노래할 때

나의 불타는 마음을 
사랑하는 이에게 고백했어라.

(김광규 시인 역)

*여느 해보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싱그럽던 4월도 지나고 이제 5월이 시작되는 첫날입니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의 5월은 중순이 지나면 이미, 무더운 날씨의 여름으로 접어드는 아열대 기후대가 되었더군요.
그런데 영국이나 독일, 덴마크 같은 북유럽 지역은 지리적 특성상 북쪽에 위치할수록, 어둡고 추우며 음습한 지역이 많습니다. 또 겨울이 길기 때문에 그 나라 사람들은 항상 봄을 그리워하며, 가장 화사한 계절인 5월을 사랑한다고 합니다. 독일 북부지역의 도시 뒤셀도르프라는 탄광지역에서 태어난 낭만파 서정시인 하이네가, 5월의 아름다움을 예찬한 詩를 많이 쓴 것이 우연이 아닌 까닭이기도 합니다.

5월이라는 계절의 눈부신 아름다움을 찬미하고 있는 이 詩는, 짧으면서 내용도 명료해서 따로 설명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아마 천천히 음미하며 읽으면 충분하겠지요.
그러나 다른 언어로 번역한 것으로는 진정한 의미를 전달하는데 한계가 있기 마련입니다. 특히 최대한 함축된 언어로 표현하는 詩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돈키호테> 저자「세르반테스」는 일찍이 “詩를 다른 언어로 번역하고 싶은 사람들이 제 아무리 주의를 기울이고 재주를 발휘해도 그것을 원래의 의미 그대로 옮길 수는 없을 것이다”라는 말을 했던 것이고요.
그렇다 하더라도, 화창한 봄날인 5월을 찬미한 하이네의 번역된 詩 하나쯤은 읽을 민힌 가치가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