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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 28일 - 술꾼

그라미이메일

어린왕자가 3번째 도착한 별은 술꾼이 살고 있다. 

술꾼을 만난 어린왕자는 이해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진다. 

"술을 왜 마셔요?"

"술 마시는 일이 부끄러운데 그걸 잊으려고 마신다."

참 아이러니한 말이다. 

나 역시 술을 좀 마시기는 한다. 

우린 어려서 술을 배웠다. 

보름날이면 귀밝이술부터 시작을 해서 

아버지는 딸에게도 술을 가르치셨다. 

"여자라고 무슨 일을 하고 살지 아냐? 알고 마시는 것과 모르고 마시는 것은 하늘과 땅차이다"

그래서 우린 당당하게 술 마신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런 아버지도 술에 취해서 비틀거리는 것을 못 보았다. 

딱 한번

그때 아버지의 연세가 50이 넘었던 때 쯤이었을까?

달밤이었다. 

늦어지시는 아버지를 기다리고 있었다. 

뭐가 그리 안 풀리는 일이 잇었을까?

동구 밖에 아버지의 모습이 실루엣처럼 나타났다. 

아버지였다. 

술이 과하셨는지 

약간 비틀거리셨다. 

그렇다고 무너질만큼은 아니었다. 

동생과 난 아버지께 달려가지 않았다. 

무사히 집에 들어가시고 우린 뒤따라 조용히 들어갔다. 

어머니와 방으로 들어가시는 것을 보고서야 우린 마음을 놓았다. 

우린 아버지의 술취한 모습을 가끔 보긴 했지만 흔들리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 

참 오래 전의 일이다. 

내 나이가 아버지 돌아가신 때보다 훌쩍 더 살았으니 

어린왕자에 나오는 술꾼을 볼 때마다 

달밤이 떠오르고 

술 취한 모습을, 흔들거리는 모습을 우리에게 보였다면 아버지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손을 잡지 않고 

그냥 모른 체 했던 것이 잘 한 일일까 

잘 못한 일일까?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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