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왕자는 해 지는 모습을 좋아했다.
나도 좋아한다.
해 지는 모습
그리움의 시간이다.
석양증후군이란 해질 무렵이면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증상을 말한다.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는 분들에게 특히 잘 나타나는 증상이란다.
그래서 해 질 무렵이면 어디론가 떠나고자 나가서 길을 잃곤 한단다.
그러니까 해 질 무렵엔 마음이 약해지는 것이다.
아들이 한 말이다.
어려서 여름방학 때 한문을 익힐까하고
산골에 있는 집에 할아버지께 떼어 놓았던 적이 있다.
가면 울고 따라 올까봐 한달 동안을 참고 참았다.
그리고 한달만에 간 나를 보고도 아들은 별 표현을 안했다.
그래서 잘 이겨내고 잘 지낸 줄 알았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개학을 했다.
어느날 학교에 다녀오고 뭔가 둘이 이야기를 하던 중이었다.
"엄마는 한번도 안 왔지. 난 얼마나 기다렸는데, 해질 무렵이면 엄마가 일 마치고 보러 오나하고
다리에 나가서 기다렸는데"
할 말이 없었다.
자립심있게 키운다고 그리했지만 어린 마음에 상처를 준 것 같아서
꼭 안아주며 "엄마도 많이 참았어. 그래도 우리 잘 참고 이겨냈지. 미안해. "
아들에게 사과를 했다.
그랬던 아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선 나름 잘 이겨내며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간다.
해질 무렵의 사람의 마음은 어린왕자를 비롯 누구나 그리움의 시간이리라.
나 역시 지금도 해 지는 저녁이면 옥상에 올라가서 어린시절 아들의 모습을 떠 올려본다.
장난기 많고 유머스러우며 이해력 강한 아들의 모습이 자랑스럽다.
어린왕자도 엄마가 있었다면 그러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