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이 진들

박용주

목련이 지는 것을 슬퍼하지 말자
피었다 지는 것이 목련뿐이랴
기쁨으로 피었다 눈물로 지는것이
어디 목련뿐이랴
우리내 오월에는 목련보다
더 희고 정갈한 순백의 영혼들이
꽃잎처럼 떨어졌던 것을


해마다 오월은 다시오고
겨우내 얼어 붙었던 이 땅에 봄이오면
소리없이 쓰러졌던 영혼들이
흰 빛 꽃잎이 되어
우리내 가슴속에 또 하나의
목련을 피우는 것을

그것은
기쁨처럼 환한 아침을 열던
설레임의 꽃이 아니요
오월의 슬픔 함성으로
한 잎 한 잎 떨어져
우리들의 가슴에 아픔으로 피어나는
순결한 꽃인 것을


눈부신 흰 빛으로 다시피어
살아있는 사람을 부끄럽게 하고
마냥 푸른 하늘도 눈물짓는
우리들 오월의 꽃이
아직도 애처로운 눈빛을 하는데
한 낱 목련이 진들
무에 그리 슬프랴



오월문학상에 빛나는 중학생 시인 박용주의 작품입니다.
10대 소년의 빛나는 성찰과 삶의 혜안에 절로 고개가 숙여지네요
목련은 지고 오월은 또 우리들 곁으로 오는군요
오월광주,,
여전히 가슴이 뜨겁습니다.
서런 누이의 눈물로도 어이하지 못하는 오월광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