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앉은 여덟 젊은이들앞에 보자기에 쌓인 생소한 물건이 놓여있다.

 보자기 안엔 무엇이 들어있는 걸까?.  발우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고 사찰에 들면 사찰법을 따라야 한다.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보자기에 싸인 발우를 바라보고있는 그들...

'발우는 자신이 먹을 음식의 양을 재는그릇'이란 뜻이 숨어있다

사람들은 평생 정확한 자신의 양을 모르고 산다.

늘 감정과 욕구에 따라 자신의 양보다 더 욕심을 내기 때문이다.

스님께서는 찻잔을 하나 보여주신다.

가득차는 것을 경계하여 만든 "계영잔"이다

물을 80%까지 따를 때까지 한 방울도 흘러내리지 않던 물이 가득 따르자 잔 속이 물이

마술처럼 사라져 버린다

"이것이 바로 인간의 마음입니다.

80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100%, 더 나아가 200%까지 채우려고 하는 것....

욕심을 버려야합니다. 먹을 만큼만 그릇에 덜어서 침묵하면서 먹으십시요"라고 현장스님께서 말씀하신다

그러나 하루 첫끼 식사라 배가 고팠던 그들은 그릇에 욕심껏 반찬과 밥을 담는다.

 

 

 

 

 

 

 

 

 

 

 

 

 

 

 

서툰 젓가락질로 밥을 먹으며 힘들어하면서 고픈 배를 채우기 위해 애쓰다가 평소 먹지않던 낯선 음식에

차마 불평은 못하고 인상을 쓰고있다 .

배고픈 마음에 욕심을 부렸던 마음에 후회가 밀려온다.

결국 밥을 남기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이모습을 본 스님께서 엄한 눈빛으로 말씀하신다

"불교에서는 살생을 하지 않아야합니다. 식물들은 우리가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살생을 저질러 먹지만,

쌀 한톨이라도소중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그릇을 씻어서 그 물까지 마시도록 하세요"

물질이 넘쳐나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있다.

무엇이든 돈이면 해결할 수 있다는 의식을 지니고 우리는 살고있다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마저도 소홀히 다루어지고있는 세태에 길들여져

우리는 인간 아닌 다른 생명을 얼마나 함부로 대해왔던가...

입으로 무엇을 어떻게 어떤 태도로 먹느냐는 사람의 삶에서 작지만 아주 중요한 문제이다.

꾸역꾸역 제 욕심을 집어넣다 입을 틀어막고 뛰쳐나가는 이도 있다

불교식 식사법인 발우공양을 통해 가득 채우려는 욕심병을 오늘 단단히 고쳐질 수 있을까...

발우와 계영잔을 통해 가득채우려는 어리석음을 깨닫는 수행을 몸으로 체헙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