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2일 아침, 보성군 문덕면 천봉산 자락에 자리한 천년 고찰 '대원사'

일주문에서 부터 극락전 앞마당에낯선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프랑스, 미국, 아르헨티나, 체코, 베트남, 아제르바이젠 등 생김새와 국적이 다른

8명의 외국인들이 진지한 마음과 표정으로'나무아미타불'을 되뇌이며 

오체투지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심코 일주문을 들어서던 관광객들은 난데없이 펼쳐진 진풍경에 놀라고 재미있어하다가

이내 그들의 힘들고 경건한 모습에 옷깃을 여미고 힘겹게 앞으로 나아가고있는 외국인들을

응원하였다.

 

 

 

 오체투지란  불교신자가 삼보(三寶0께 올리는 큰절을 말한다.

불, 법, 승을 일컫는 삼보께 최대의 존경을 표하는 방법으로, 양무릎과 팔꿈치, 이마 등 신체의 다섯

부위가 땅에 닿게하는 것으로서 중생이 빠지기 쉬운 교만을 떨쳐버리고

 어리석음을 참회하는 예법이다.

스스로 고통을 겪으면서 수행함으로써, 부처님께 자비를 바라며 염원하는 것이다.

 흙투성이가 된채 오체투지하기에 여념이 없는 이 여덟명의 젊은이들은 한국 사찰에서

 마음 속의 진정한 평화와 삶의 의미를 찾아 3일동안 대원사에서 산사체험을 하며 

'행복찾기' 수행을 해왔다.

오체투지는 이들의 마지막 수행으로 자신을 낮추고 한배씩 올리며

 부처님께  나아가는 가장 힘든 수행이다. 

남자 중 최고 연장자인 프랑스인 알란(Alain) 과 아제르 바이젠에서 온 에롤(Erol) 가장 먼저 도착

했다. 줄곧 장난꾸러기 같이 굴던 아르헨티나 청년 엔조(Enzo)와 얌전한 베트남 처녀 크리스틴

(Christine)은 정확하게 오체투지를 하려는 열망으로 구슬땀을 흘리며 

체코에서 온 금발머리 꽃미남 마이클(Michal) 과 마지막으로 현장 스님이 기다리고 있는 

극락전 앞에 도착했다.  

 

 

 

3일간의 고된 수행과 오체투지를 마친 이들에게 삶에 대한 깨달음을 줄 수 있는 법명이 주어졌다.

한사람씩 법명이 적힌 두루마리를 건네고 법명에 담긴 뜻을 일러주고,

현장스님은 하얀 티벳 스카프를 목에 걸어주며 이기적인 자신과의 싸움을 훌륭하게 치뤄낸

이들을 축복했다.

감회와 감동이 뒤섞인 표정으로 새롭게 태어난듯

두루말이에 적힌 자신들의 법명을 소리내어 발음해보고있는 그들은 앞으로 어떤 삶을 펼쳐갈까....

법명에 담긴 깊은 의미를 되새기려는 그들의 표정과 몸짓이 아름답기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