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지혜를 배우기 위한 체험팀은 한낮의 폭염을 뒤로하고, 8월 12일 13시, 봉은사 주지스님의 따뜻한 배웅과 함께 대원사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약 6시간을 달린 버스는 진분홍의 목 백일홍 꽃길과 십리길이나 넘는 벚나무 숲속 길을 지나  울창한 숲, 자연속에 자리한 대원사의 넓은 주차장에 우리들을 내려놓았습니다.  날씨는 서울과 같은 찌는 듯한 더위였지만, 맑은 공기와 원초적 그대로의 자연의 모습을 간직한 그 곳은, 우리의 피곤함과 삶의 찌든 때를 말끔히 씻겨주기에 충분한 휴식처였습니다.

흙 내음과, 연꽃향기 그윽한 길을 따라 들어선 경내는, 자연과 조화를 이룬 독특한 풍경의 아름다움에 또 다른 감탄사를 자아내게 했습니다.  지금은 알 수 없는 저의 사후의 세계도 이런 곳 이었으면 하고 잠깐이나마 소망을 빌어보았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 따뜻한 미소로 맞이해 주셨던 주지(현장)스님은 극락전 앞에 환하게 핀 연꽃을 연상케 했습니다.

저녁 예불을 마치고 잠깐 보여준 바라춤, 스님의 춤사위와 징소리에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 확 날아갔습니다.  이여서 “생사윤회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많은 공덕을 짓고, 그러기 위해서는 짧은 시간이지만 진지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체험을 통하여, 탐욕과, 성냄 질투, 교만과 무지를 물리치데 힘쓰라”는 현장스님의 법문이 아직도 머리에 남아있습니다.

대원사를 떠나온 지 벌써 나흘이 되었지만, 여전히 그곳의 풍경과 연꽃향기가 남아 있는 듯합니다.  선방에서 종이연꽃 받침에 촛불을 밝히고 듣던 인도음악, 잠깐이지만 우주의 맑은 기운과 하나 되는 착각에 빠지기도 하였습니다. 

더욱 가슴깊이 남는 것은 현장스님의 말씀, - 참가자 각각의 질문에 그 상황에 어울리는 스님의 재치 있고, 유모 속에서 녹아나오는 엄청난 삶의 지혜의 법문은 맑고 강한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깔깔대고 웃음을 떠트리게 하면서도 가볍지 않은,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많은 것을 생각하고 느끼게 하는 그 말씀을 통해 저의 삶을 돌아보게 했고, 제 자신을 만나게 했습니다.  “지금 바로 이 순간 내 마음에 집중한 끈을 놓지 말고, 내 마음의 주인이 되어 중심 꼭 잡고 살아가라”는 말씀 잊지 않게 습니다.

‘삶과 죽음’ 대한 본질적인 의문들은 이른 아침 그윽하고 깔끔한  연꽃의 향기, 연꽃의 자태에 취해 모두 달아났습니다.  스님께서 모아 주신 연잎에 맺힌 은은한 향기를 지닌 이슬방울 받아 마시면서 마음을 정화시켰습니다.  스님과 함께한 아침 체조, 산책길은 초등학교시절 선생님 따라간 즐거운 소풍길이였습니다.  나무 앞에 걸어둔 아름다운 언어들, 빨간 모자의 동자상들, 여러 색의 그윽한 연꽃, 재미있는 조각품들, 아름답고 기품 있는 대원사의 풍경은 마치 그 곳의 현장스님의 모습을 닮은 듯합니다.

티벳 박물관의 관람과 죽음체험, 실제로 관속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그러나 두렵거나 긴장되지는 않았습니다.  이제 새로 태어났으니, “탐욕과 질투, 자만심을 벗어나 완전한 지혜를 깨닫고 이웃을 위한 자비의 삶을 살고자” 서원한다는 죽음체험 순서 마지막에 나오는 이 문구를 가슴에 담고 살아가겠습니다.  “잘 죽으려면 잘살아야한다.” 이 또한 명심하겠습니다.

하루 밤 하루 낮을 편안하게 보살펴 준 대원사의 현장스님 이하 모든 가족에게 감사드리고, 또 좋은 경험을 하게 해준 봉은사에도 가슴 깊이 감사함을 전합니다.  함께한 교수님 이하 모든 분들도 감사합니다.  모두 행복하시고 항상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강명숙 드림.

추신:  현장스님, 저희들 다시가도 반갑게 맞아 주실 거지요.^^. 

스님께 다시 한번더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